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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사자(2019> : 별 게 없다영화 2019. 8. 1. 18:08
사자 (2019) 영화 : 사자 (2019)
감독 : 김주환
- 요약하자면 엑소시스트(물리).
- 유행이라고 하기에는 텀이 조금 길긴 하지만 <검은 사제들>과 <곡성>의 성공 이후로 한국에서도 오컬트와 퇴마를 다루는 작품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다. 당연히도, <사자>는 과연 어떻게 스스로를 차별화했는가를 중심으로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 이 영화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면 주인공이 종교와는 거리가 있는 격투기 선수라는 점이다. 즉, 농담으로 하는 퇴마사(물리)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영상화되었다는 점. 영화의 트레일러도 그런 부분을 은근히 드러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정작 영화 속에서 박서준이 액션을 선보이는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으며, 후반에 나오는 액션도 솔직히 많이 별로다. 정식으로 퇴마를 배우지 않은 주인공을 내세울 거였으면 차라리 <콘스탄틴> 마냥 대놓고 액션물로 가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 영화 포스터는 열심히 어두운 분위기로 만들어놓고, 결국 사랑과 믿음으로 어둠을 무찌르는 20년 전 히어로영화스러운 전개가 상당히 사람을 벙찌게 만든다. 내용도 그렇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가족사랑 불주먹은 정말로 20년 전에 만들어놓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 마귀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소리지르고, 경박하고 기괴하게 웃기만 해야 하는가. 극 중 안성기씨가 '마귀들도 저마다 특성이 다르고, 개중에는 교활한 놈도 있다'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 대사가 무색하게 마귀 고유의 특성이랄 게 전혀 안 나온다. 그냥 얼굴 까매져서 소리 좀 지르고, 목 좀 조르다가 성수 맞으면 불타서 사라진다. 이런 마귀를 <엑소시스트>에서도 봤고 <검은 사제들>에서도 봤고 심지어 예전에 하던 남량특집 드라마들에서도 본 것 같은데, 이제는 기괴하지도 무섭지도 않고 그냥 배우가 힘들어보일 뿐이다.
- 위의 마귀 얘기와 이어지는데, 이런 미스터리/오컬트쪽 장르는 얼마나 기괴하고 신비롭게 연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귀들도 그렇고, '검은 주교'도 그렇고 사람들한테 너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다보니까 공포스럽지가 않다. 악마의식까지 하는 사람이 보여준다는 게 고작 원격으로 빙의해서 사람 찌르고, 직접 사람 찌르고, 변신해서 사람 할퀴는 게 전부인 마당이니 영화에 마귀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데 어째 영화 초반의 까마귀떼가 제일 섬뜩하다.
- 열심히 마음에 안 드는 점들을 써놓기는 했지만, 이걸 드라마로 만들었으면 재밌게 봤을 것 같다. 퇴마 듀오의 우정도 다룰 수 있고, 다양한 마귀도 다룰 수 있고, 악역도 좀 더 멋있고 똑똑하게 만들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정식적인 퇴마와 물리적인 퇴마 방식 번갈아가면서 연출해서 만들면 감독이 하려고 했던 것 다 하면서 재밌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바꿔 말하면 영화의 러닝타임 안에 담고 싶은 게 지나치게 많았던 것 같다.
- 감독이 <청년경찰> 감독인 걸 나중에 알았다. 아니 근데 대체 왜...?
- 영화 끝에 속편을 예고하는 문구가 나오는데, 찍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할 거라면 그 배우 분을 위해 안 찍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총평
이전 퇴마물들을 그대로 답습했으나 그만큼 재미있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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